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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흘러가는

    나는 늘 주류에서 벗어나 있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취향도 삶의 방향도 그랬다. 단순히 내 선택이 중요했고 그런 것을 찾아가는 게 좋았다.

    반복

    그렇게 연속성을 가지며 끝없이 주기는 반복된다. 인생에서도 많은 것이 되풀이된다. 계속되는 희로애락이 결국 우리의 삶이다.

    Black to Blue

    끝을 향해 갈수록 검은색은 서서히 파란색과 섞인다. 새로운 색에 물들어가며 본래의 색을 바라본다. 지우고 싶던 흔적들이 푸르스름하게 덮여간다.

    혼돈

    생각의 흑과 백이 뚜렷하다.모호한 회색 영역이 생기면 신경은 온통 거기에 집중한다. 그 상태로 놔둘 수 없다. 더 짙게 만들어 흑으로 보내거나 더 희게 만들어 백으로 보낸다.

    직선

    머리카락을 넘길 때 드러나는 목선은 아름답고,허리에서 힙으로 이어지는 곡선은 우아하다. 여성의 아름다운 라인을 어떻게 살리는가가 옷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중철제본

    언뜻 보기엔 같아 보이는 책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제각각 제본되어 있다.사무실 한 켠에 쌓아놓은 책들을 쭉 훑어보니 그 제본 스타일을 모두 찾을 수 있었다.

    결핍에 대하여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와의 분리에서 오는 근원적 결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어떤 결핍에 대해 우리는 생각보다 꽤나 익숙하다.

    포개지다

    단편적인 부분으로 너를 유추하지 않고 수백 장인 너의 인생을 천천히 하나하나 읽어 간다. 너가 어떤 사람인지 속단하지 않고 너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는다.

    나의 <자화상>

    내 왼손 네 번째 손가락 안에는 부러진 바늘 조각이 들어있다. 길을 걸을 때 건물 꼭대기 모서리를 보는 습관이 있다. 대학 입학식 날 처음 말을 걸었던 친구는 나랑 생일이 같았다.

    소설

    온 가족이 집에 있어도 조용했다. 각자의 방에서 필요한 책을 읽는 게 당연한 일과였다. 타고난 기질이 가만히 있지 못했던 나는 견딜 수 없이 답답했다.

    선택

    어릴 때부터 인형 옷을 만들고 늘 장래희망에 패션 디자이너를 적던 나는 무슨 바람이 들었었는지 전공을 실내건축으로 골랐다.

    재단가위

    외할머니가 쓰시던 재단 가위를 물려받아 쓰고 있다. 내가 가장 아끼는 것 중 하나다. 외할머니는 손재주가 좋아 늘 옷을 만드시거나 본인만의 스타일대로 고쳐 입으셨다고 한다.

    감춰진

    움직임에 따라 맞주름이 벌어지고 또 닫히면서 안이 드러나고 가려지는 디테일을 만들어냈다.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아도 결국 그곳에 존재한다.

    개기일식

    태양-달-지구 순서로 배열될 때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다. 언제부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우주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바둑판 무늬

    바둑의 기원은 역학의 원리로 만들어졌다는 설과 천문 연구도구로 사용됐다는 설이 있는데, 천문설을 예로 들자면 바둑판은 원래 천체를 관측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주장이다.

    관찰하다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내게는 스스로를 관찰하는 순간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내 인생을 경험하며 관찰해온 ‘나’를 이야기로 풀어가고 싶었다.

    나와 우주의 관계성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주 공포증을 갖고 살아왔다. 우주에 관련된 것들을 단지 보기만 해도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 버리고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다.

    Black

    하지만, 나는 정말 블랙이라는 컬러와는 접점이 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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